어둠이 누이처럼 슬픔을 업고 나와 별을 켠다. 떠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붙잡아 보겠다고, 누이는 슬픔에 젖을 물린채, 별을 켠다. 하나씩, 둘씩, 보답이라도 하듯 별은 여관의 깨진 간판처럼 깜빡인다. 어떤 나그네가 저기에서 쉬어갈까? 나는 그저 나그네가 되고 싶은 나그네, 낮보다 뚜렷한 밤과, 높아서 외로운 별과, 걸어서 걷는 나그네를 그저 생각한다. 나는 또 생각한다. 홀로 된다는 것과, 홀로라는 것과, 달리 돌아갈 곳 없어 제자리에 붙박인. 대체 어떤 슬픔이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없는 그런 슬픔들을 생각한다. 별 가까이에 어둠이 있고, 어둠 가까이에 별이 있고, 별을 찾아 어둠을 걷는 나그네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한결 수월해지는 건, 반성없이 다시 우스워질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나그네가 있기 때문. 밤과 별과 슬픔에 한껏 취한 나그네가 내 부축을 받으며 내 대신 비틀거리기 때문. 오늘의 밤에 뜬 어제의 별과, 어제의 슬픔때문에 오늘을 떠도는 나그네와, 그저 나그네가 되고 싶은 나그네, 바로 나와 그대가 있기 때문이다.
- 한 달전 어느 때..